1억을 빌려주고, 아직 못 받았습니다.
솔직히 이 문장으로 자기소개를 시작하는 게 맞나 싶었어요. 그런데 이게 제가 재테크를 진지하게 시작하게 된 진짜 이유라서, 빼고 쓰면 거짓말 같더라고요.
입사하고 몇 년은 전세대출부터 갚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. 여윳돈이 생기면 무조건 원금 상환. 투자는 “빚 다 갚고 나서”의 일이라고 믿었어요. 다들 그렇게 말하니까요.
그러다 출장으로 전세를 정리하면서 목돈이 생겼는데, 그 돈을 부모님께 빌려드렸고 아직 돌려받지 못했습니다. 그때 처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. “내 돈에 대해 내가 아무 계획도 없었구나.”
돌아보면 그 몇 년이 제 가장 큰 기회비용이었습니다. 대출 이자는 몇 % 안 됐는데, 그 돈으로 시장에 있었다면 훨씬 더 벌었을 거예요. 대출이 나쁜 게 아니라, 이자율과 기대수익률을 비교하지 않은 게 문제였습니다. 지금도 “대출은 무조건 빨리 갚아야 한다”는 말을 들으면 한 번 더 계산해보라고 말하고 싶어요. 저처럼 셈도 안 해보고 남는 돈을 상환에 밀어 넣기 전에요. 사회초년생일수록 더 그렇습니다 — 저는 몇 년을 그렇게 흘려보내고 나서야 깨달았거든요. 후배님들은 저처럼 돌아가지 않으셨으면 해서 이 블로그를 씁니다.
그 후회 이후로 출장지 숙소에서 밤마다 유튜브로 독학하며 미국 시장 공부를 시작했습니다. 처음엔 레버리지 ETF에 “손실은 생각 안 하고 이익만 3배”라는 마음으로 들어갔어요. 무모했죠. 코로나 때 계좌가 -80%까지 밀렸습니다.
손절하지 않고 버텼는데, 버틴 이유는 멘탈이 강해서가 아니라 그 시기에 자료를 미친 듯이 팠기 때문이었어요. 여러 채널을 교차검증하면서 “미국 시장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한다”는 게 남의 말이 아니라 제가 확인한 결론이 됐고, 그 이후로 흔들림이 확 줄었습니다.
그다음엔 배당 관련 책을 만나면서 “돈으로 시간을 산다”는 개념에 꽂혔고, 커버드콜을 시작했습니다. 원금 잠식이 생각보다 컸어요. 후회는 안 하지만, 지금은 평생 나올 현금흐름을 목표로 좀 더 안정적인 구조로 옮기는 중입니다. 최근엔 회사에서 연말 보너스가 꽤 나올 예정이라, 건보료·종합과세까지 미리 계산해서 계좌를 나눠 관리하고 있고요.
지금은 목적이 다른 계좌 세 개를 따로 굴립니다.
| 계좌 | 목적 |
|---|---|
| 성장형 | 지수추종 중심, 미국 시장 장기 성장에 베팅 |
| 현금흐름형 | 노후 대비, 배당·커버드콜로 매달 나오는 돈 만들기 |
| 세금최적화형 | 국내 자산 중심, 건보료·종합과세 구조까지 고려 |
완벽한 전략이라서 나눈 게 아니라, 실수해가며 이렇게 나눠야 한다는 걸 배웠기 때문입니다.
이 블로그는요
그 과정을 기록하는 곳입니다. 저는 전문가가 아니고, 지금도 계속 배우고 실험하는 중이에요. 확실한 걸 알려주는 사람이 아니라, 알게 된 걸 그때그때 솔직하게 공유하는 사람에 가깝습니다. 틀렸던 판단(대출 강박, 무모한 레버리지 진입)도 숨기지 않고 씁니다. 그게 더 도움이 될 거라고 믿어서요.
더 다양한 이야기는 네이버 블로그(blog.naver.com/kettletune)에서도 만나보실 수 있어요.
수치는 제 상황을 반영하되 개인 식별이 가능한 정보는 반올림·일반화했습니다. 이 블로그의 모든 글은 개인 기록과 공개된 정보를 정리한 것이며,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.